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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In Deutschland

코로나 시대에 독일에서 살아남기 – 질염에 걸리다?, 처음으로 산부인과 다녀온 후기 ft. 사보험으로 전액환급받음!

어느 날부턴가가 계속 생식기 부근이 간지럽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땐 그저 방치해 두다가 결국은 소변을 볼 때는 화끈거리고 성관계를 할 때도 통증이 생겨 질염을 의심하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각종 정보를 찾아보다가 질염약을 약국에서 살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사서 발라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다가 결국 산부인과를 찾았다.

집 근처에 있는 산부인과에 전화를 해봤지만 새로운 환자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전화한 곳에서 아는 산부의과 의사가 있는데 그분은 새 환자를 받을지도 모른다며 연락처를 주셨다.

우여곡절 끝에 예약을 잡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 그런데 처음 가보는 길이라 생소해서 길을 잃었고 결국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다음 주에 새로운 테어민을 잡았다… 정말 얄짤없는 독일 예약시스템… 무조건 약속은 15분 전에 도착한다는 마음으로 나갑시다. 지하철 연착도 종종 되니까여.. 독일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병원의 첫인상은 굉장히 국제적이었다. 여러 나라 문화가 담긴 사진과 지도가 벽에 걸려있고 지도에는 그 나라에서 온 환자들이 왔다 갔다는 표시로 정말 여러 군데에 핀이 꽂혀있었다. 독일어를 못해도 되겠구나 안심이 되었다. (그땐 5월이라 독일어를 정말 못했음 하고 싶은 말은 하는데 못 들어서 대화가 안되는 정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간호사분이 내 이름을 불렀고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혈액검사를 할 건데 괜찮겠냐고 물어보고 피를 뽑는데 원래 핏줄이 얇아서 피가 잘 안 뽑히는 스타일이라 결국 수간호사가 와서 다시 뽑았다. 죄송해요 간호사언니 언니 잘못 아니에요 제 핏줄이 문젭니다..ㅠㅠ 종종 있는 일이에요.

어쨌든 그렇게 소변검사까지 하고 의사선생님을 만났다.

 

여자선생님이셨고 정말 정말 친절하셨다. 산부인과가 생애 처음이라고 하니 독일에서는 1년에 한번씩 무조건 와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우리나라도 좀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름 내 증상과 질염 등 관련된 용어들을 적어가서 보여드렸고 몇 가지 질문을 더 하시고 바지를 벗고 나오라고 하셨다. 난 그 때 레깅스와 반팔티만 입고 갔어서 정말 민망했다…

분명히 다른 블로그에서 독일에서는 덮을걸 주지 않으니 치마를 입고 가는 게 편하다고 했는데 그걸 왜 까먹었을까 하하

선생님께서는 장갑낀 손으로 내 그곳을 만지시면서 정말 태연하게 스몰 톡을 시작하셨다. 지금 하는 일은 뭔지 독일어공부는 잘 되는지 등등… 뭔가 홀린 듯이 질문에 대답을 하다 보니 나도 긴장이 많이 풀렸다.

그리고 약간 길쭉한 모양의 카메라라고 해야하나 현미경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기계로 질 안쪽을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건강한 질의 모양이라고 하셨다.

좋았던 점은 산부인과 관련된 전체적인 검진을 한 번 받은 느낌이었다.

가족중에 유방암 전력이 있다는 걸 질문을 통해서 말씀드렸었고 그래서 가슴도 만져보시면서 한번 체크해주셨다.

 

그렇게 해서 질염 약을 처방받았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아왔다.

한 일주일 뒤 쯤 Rechnung을 받았고 그 뒤에 또 혈액검사를 한 곳에서 따로 또 Rechnung을 받았다. (피는 여기서 뽑았지만 검사는 다른 곳에서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총 523,33유로가 나왔고 보험회사에서 조금 늦었지만 전액 모두 송금을 했다고 메일을 받았다!

약국에서 내가 계산한 약도 영수증을 첨부해서 전부 환급받았다. (전에 혼자 Reyept없이 결제한 질염 약도 영수증을 보내니 환급해 주셨다! )

 

뭐 한국인의 마인드로는 꺼내기 어려운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나처럼 혼자서만 끙끙거리지 않고 다들 당당하게 타국에서도 산부인과를 방문하길 바라 서다.. 그리고 사보험(케어컨셉)으로 전액 환급도 받았으니 모두들 돈걱정 말고 아프면 꼭 치료를 받기를 강력 추천한다.

행복하자 아프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