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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베를린 일기 - 최민석

 책 대여 가능 기간이 한 달이라 한달에 두 세권 씩 책을 읽게 된다.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지만 한 번 왔다갔다 하는데 은근 체력이 소모되어 뽕?을 뽑기 위해 반납하는 김에 책도 빌리고 근처 아시안 마트에서 한식 만들 재료도 사고 한다. 역시 한국 사람은 한글 책을 읽고 한식을 먹어야 하나 보다.

 

p158

'구체적으로 밝히긴 뭣하지만 엘레나가 알려준 이탈리아 사회 초년생의 초봉은 상식 이상으로 낮았다. 서울이 살기 힘든 도시인 건 맞지만, 경험상 도쿄나 밀라노만큼 힘든 건 아니다(서울이 도쿄나 뉴욕 수준이라는 건 말이 그렇다는 엄살이지, 세세히 따져 보면 여전히 서울이 경제적으로는 살기 수월하다).

 

 만만한 곳이 없는 세상이다. 그나마 베를린은 버틸 만한 곳이다. 물론, 소시지와 쌀쌀한 기온과 해가 안 뜨는 어두움과 그로 인한 우울함과, 맛없는 음식과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발음과 방을 구하기 위해 서류를 보내고, 줄을 서서 면접을 봐야 하고, 복잡한 지하철과 버스 노선과 느린 인터넷만 잘 견뎌 낼 수 있다면 말이다.

 

 쓰고 보니, 역시 세상살이에 쉬운 것은 없다.

 

삼십 일째 밤이었다.'

 

 요즘은 하루에도 열두번 씩 마음이 바뀐다. 과연 독일에서 일을 구할 수 있을 지, 그리고 그게 과연 한국보다 나은 선택인지.. 정말 수없이 고민한다. 한국이 싫어서 왔는데 독일도 싫어지면 어떡하지 그런 고민 말이다. 사람 사는 곳은 거기가 거기라고 독일에 대한 환상이 점점 흐려지는 요즘이다. 독일에 오기 전에는 독일 사람들은 오후 4시까지 일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며, 아무런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독일에서 4시부터 일하고 오전엔 어학원을 다니며, 눈치 엄청 받으며 살고 있다. 물론 이건 내 직업(오페어) 특성 상 이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본 독일에 사는 사람들 또한 야근도 하고 공휴일에도 일하는 등 직업에 따라 워라밸은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예전의 나는 직장에서 할 말은 꼭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직업 특성 상 공과 사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워 공적인 얘기를 꺼내기가 어렵다. 갑의 입장인 사람들이 먼저 물어보고 알아서 좀 잘 해줬으면 좋겠다. 내 밥그릇 챙기기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