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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In Deutschland

코로나 시대에 독일에서 살아남기 - 코로나 양성 그리고 자가격리

오미크론이 완연하던 2월 초 결국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첫날은 감기기운이 좀 있어서 가벼운 코감기겠거니 하고 셀프테스트를 하고 음성을 확인한 후 어학원에 갔다. 알바도 갔다 온 후 뭔가 모를 목 칼칼함에 싸해서 저녁에 다시 한번 테스트를 했고 희미하게 두줄이 나왔다.

 

위에서부터 시간순서대로 검사 결과, 마지막 음성까지!

 

검사를 늦게 하면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질 까봐 바로 집 근처 테스트센터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웬걸 집에 와서 메일을 확인해보니 음성이었다. 검사하시는 분이 깊이 안 찌르고 대충 검사해서 결과가 잘못 나온 것 같아 문의를 메일로 보냈고 곧바로 전화가 와서 다음날 아침에 새로 예약을 잡아주겠다고 재검사를 해보라고 했다. 아마 이런 식으로 음성인 줄 알고 그냥 다시 일상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다음날 아침 다시 검사를 받았고 검사하기 전 집에서 했을 때 양성이 나왔으니 꼭 제대로 검사해달라고 신신당부 했다. 역시 양성이 나왔다. 바로 내 방에서 자가격리를 시작했고 Hausarzt에 전화해서 Krankschreibung을 작성해 달라고 했고 일주일치를 받았다. 남자친구가 대신 서류를 받아왔다.

 

시간대별로 정리하자면,

27일 목칼칼 감기기운 아침 테스트 음성 (인 줄 알았으나 나중에 보니 매직아이 정도로 봐야 두줄) 저녁 테스트 양성

28일 오후 테스트 양성 못 일어날 정도로 심한 감기몸살, 두통, 콧물줄줄, 인후통 이부프로핀 두알 먹음

29일 무기력, 근육통, 목건조, 가끔 콧물 줄줄, 9시 테스트센터에서 검사 결과 양성 체온 37.5

210일 목건조, 기침 체온 36.5

211일 목건조, 기침 조금 심해짐, 체온 36.5

212일 체온 35.9도 코에 물들어간 거처럼 아픔 아주 가끔! 기침 가끔, 미각, 후각 미미

213일 체온 36.1도 노즈워크 함, 미각, 후각 돌아옴

2 14일 기침 조금, 자가테스트 결과 음성(증상 발현 일주일 후)

 

지난 12월에 받은 Adventskalender로 노즈워크했다. 하나빼고 다 맞췄다!

 

일주일 후 병원에 다시 전화해 보니 증상이 아직 있냐고 물어보시고 기침을 조금 한다고 하니 진단서를 3일 더 써주셨다. 나는 파트타임으로 월급을 받고 있어서 자가격리 기간동안 진단서를 받았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내 그 기간동안의 월급을 커버해주었다.

 

몸이 아픈건 둘째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옮겼을 까봐 그리고 일하는 곳에 혹시 민폐를 끼친건 아닐까 등등 걱정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괜히 고민을 사서 했다.

 

코로나에 걸려서 좋았던 점은 강제로 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집안일 포함, 방에서 격리했기 때문에 요리 불가)이다. 그동안 어학원 다니랴 일하랴 비자서류 준비하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바빴는데 딱 좋은 타이밍에 자가격리를 하게 되어서 좋았다.

 

자가격리 중 추천하는 볼 것 들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더 오피스, 고백부부

유튜브

문명특급, 편스토랑, 나혼자 산다

 

너무너무 심심한데 공부하기에는 집중이 안되는 몸상태였어서 드라마를 제일 많이 봤고 그러다 또 질리면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엄청 많이 했다. 원래 시차가 안맞아서 자주 통화 못하는데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니까 시차걱정없이 통화할 수 있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다.

 

후회하는 게 있다면 간단한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의 2주 동안 방 안에만 갇혀 있고 움직이는 거라고 고작 화장실 왔다갔다 하는 것 뿐이어서 그런지 자가격리 이후 일상생활을 하니 근육통이 왔다. 근데 그것도 금방 적응되니 딱히 할 필요 없다. 그냥 아프면 쉬자.

 

좀 이따 자가격리 기간동안 비건으로써 어떤 걸 먹었는지도 써보려고 한다. 자가격리 식단 이런거 검색보는거 나만 그런거 아니잖아? 많은 기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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